피레네산맥 스키장도 눈 녹아 '울상'

눈위에 발자국 찍어 작품 남기는 예술작업도 지구가열화로 '타격'
피레네산맥 스키장들도 눈 녹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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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뉴스펭귄 파리=이자영 객원기자] 영국 출신의 사이먼 벡 (Simon Beck)은 눈 위에 발자국을 찍어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로 유명하다. 지리학자이자 지도 제작자이기도 한 그는 2004년부터 겨울이면 눈 덮인 설산에 예술작품을 남겨왔다. 

그는 전 세계에 눈이 쌓인 산 정상을 돌아다니며 발자국만으로 약 370점의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눈이 녹으면 작품이 사라지게 되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공존하며 아름다움을 표현해내는 그의 예술 철학은 세계인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지구가열화는 그의 작품활동에 큰 타격이다. 일정한 양과 뭉침(강도)이 확보돼야 눈 위에 작품을 찍어낼 수 있는데, 지구가열화 탓에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 그는 유럽의 산 가운데 중·저 고도 지역에서 눈이 빨리 녹는 곳이 늘고 있어 작품활동을 위해서는 점점 높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작품을 위해 고도 2000m 지점까지 올라가야만 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만년설을 점점 더 위태롭게 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는 것. 특히 최근에 프랑스 영토 사브와 (Savoie) 지방에 걸쳐 있는 알프스산맥 중 한 구간인 레자크(Les Arcs)의 한 스키장에서 작업하며 이 현상을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발자국으로 눈 위에 직접 만들어내는 예술이기 때문에 우선 안전에 대한 점검부터 시작한다. 깊게 쌓였던 눈 아래쪽이 녹아서 물이 된 곳은 없는지, 위험요소는 없는지 사전 작업을 한다. 안전이 확인된 후, 작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과학자들은 오늘날의 겨울은 더는 ‘당연히 눈이 오는 계절’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강설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1990년대 초반부터 여러 과학자와 기상학자도 "겨울마다 눈이 온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게 됐다"고 경고하며 연구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비단 사이먼 벡의 예술행위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활동이나 자연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쉽게 녹아버리는 눈으로 가장 처음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은 겨울스포츠 중의 하나인 스키. 처음에는 겨우내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다 1884년 노르웨이 텔레마르크 (Telemark) 지방에서 활성화되기 시작한 스키는 눈이 내리는 산악지방의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하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부터는 스키장의 눈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 눈 사용 비중을 점점 더 높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겨울이 야생동물들에게 더욱더 혹독한 계절이 되게끔 한다.

스키장 유지를 위해 인공 눈으로 덮인 식생들, 변질되는 토양, 리프트와 전선에 영향을 받는 야생조류들 등 쉽지 않은 문제들이 얽혀 있다.

과학자들은 "스키는 자연을 최대한 유지하며 활용하는데서 출발한 것인데, 인공 눈으로 인해 자연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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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을 내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이먼 벡 (Simon Beck) (사진 프랑스2 뉴스화면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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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레자크 (Les Arcs) 스키장, 사이먼 벡 (Simon Beck)의 거대한 눈 결정체 모양의 작품(사진 Les arcs)/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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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네산맥 고도 1,200m 지역 (사진 뉴스펭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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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레네 산맥 고도 1800m에 위치한 작은 스키장 (사진 뉴스펭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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