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도 폭염’ 인도·파키스탄 “기후변화는 선진국 탓”

세계일보  2022.05.16.    기사원문  윤지로 기자

석 달째 폭염… 122년 관측 사상 최악 더위
"선진국이 만든 오염 탓… 재정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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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파키스탄 라르카나에서 소들이 연못에 들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40∼50도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라르카나=EPA연합뉴스

인도와 파키스탄이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50도 ‘살인 폭염’을 겪고 있다. 기후변화가 계속될수록 더위가 갈수록 맹위를 떨치겠지만, 두 나라의 기후 대응은 매우 느린 편이다. 기후변화의 책임을 둘러싼 ‘선진국 vs. 개도국’ 프레임의 일면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서 지난 14일 수은주가 50도를 넘어섰고, 인도에서도 비슷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나라는 지난 3월부터 여름을 방불케하는 더위가 나타나 석달째 이어지고 있다. 인도 기상당국에 따르면 122년 관측 사상 최악의 더위다. 인도인간정주연구소의 찬드라 싱 선임연구원은 CNN방송에 “이번 폭염은 인간 생존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날아가는 새가 탈진해 추락한다는 보도도 나온다.

기후변화를 감안하면 올 더위는 예고편에 불과하지만 두 나라의 기후변화 대책은 느슨하다. 셰리 레만 파키스탄 환경부장관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우리의 선진국 친구들이 만들어낸 오염 탓에 우리가 대가를 치르고 있다. 파키스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총배출량의 1%도 안 된다. 전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선진국의 개도국에 대한) 재정 지원에 달려 있다”는 글을 남겼다. ‘기후변화의 주범은 선진국’이라는 논리다.

지난달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제3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개도국으로 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보다 43% 줄이려면 지금보다 3∼6배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파키스탄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50% 감축이다. 단, 15%는 무조건적으로 줄이돼 나머지 35%는 ‘국제사회의 금융지원이 있을 경우’라는 단서가 달렸다. 탄소중립 선언은 하지 않은 상태다.

 

 

인도는 대부분의 선진국이 목표로 내건 2050년 대신 2070년을 탄소중립 시점으로 잡았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10억t 줄이고, 탄소집약도(배출량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값)를 45% 줄이겠다고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밝혔다. 동시에 1조 달러의 기후금융을 요구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중국,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4위 배출국이다. 전력의 75%는 석탄으로 만들고, 전력 수요는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빨리 늘어나고 있다. 파키스탄도 2015년 1억7000만t이었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0년엔 2억3000만t을 기록했다. 선진국의 ‘역사적 책임’ 못잖게 개도국의 배출량도 현실적 위협이 되고 있는 셈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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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소년이 폭염으로 바닥이 드러난 수도 뉴델리 자무나강을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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